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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시회 후기] 칸딘스키, 말레비치 & 러시아 아방가르드: 혁명의 예술

보고/미술 전시

by 파르비 2022. 3. 6.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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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딘스키, 말레비치 & 러시아 아방가르드: 혁명의 예술

2021.12.31 - 2022.04.17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0:30 - 19:30
성인 20,000/ 청소년 15,000/ 어린이 13,000

 


작년에 얼리버드 티켓을 구매해 놓은 전시 중 하나인 <아방가르드 전>을 최근에 다녀왔다. 원래 칸딘스키의 작품을 좋아했던 터라 작품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면서 구매한 기억이 난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시 이름에서 나타나는 칸딘스키와 말레비치 이외에도 다양한 러시아 아방가르드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혁명의 예술'이라는 글에서 나타내듯이 당시 러시아 정권에 반발하며 변화를 추구한 작가들의 작품이 있다. 그중 '다이아몬드 잭'이라는 모임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름에서 느껴지는 것과 같이 기성세대에 도전하는 작가들의 모임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작품은 인상파, 야수파, 입체파 등 유럽 미술의 영향을 받고 이를 활용했다고 하는데, 어쩐지 관람하면서 마티스, 세잔 등의 작가들이 계속 생각이 났다. 

 

이번 전시는 총 6개의 섹션으로 나누어져 있다.

1.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태동

2. 구상에서 추상으로

3. 러시아 아방가르드 영화

4. 추상회화의 등장

5. 구상회화의 귀환

5. 러시아 아방가르드와 디자인

 

  •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태동

프셰볼로트 울리야노프, 붉은 말들, 1917

전시회장에서 만날 수 있는 첫 작품인 <붉은 말들>은 이번 전시가 꽤나 강렬할 것이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상징적인 특징을 바로 볼 수 있는데, 이 작품에서 중심을 차지하는 '붉은말'은 러시아 미화에서 자주 소재로 쓰이며 변화를 가져오는 존재로 상징된다고 한다. 강렬한 인상을 선사하며 뒤의 작품들이 얼마나 큰 변화를 만들었는지 기대하게 만들었다.

바실리 올레이닉, 양치는 여인들, 1917

코너를 돌면 바로 나오는 작품으로 배경인 빨간 벽과 대비가 되어 바로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유화가 아니라 디지털 작품인듯한 느낌을 받았다. 대비가 강렬하여 한참 동안이나 이 작품을 바라보았던 것 같다.

(왼) 미하일 라리오노프, 유대인 비너스, 1912   (오)나탈리아 곤차로바, 추수꾼들, 1911

<유대인 비너스>는 보자마자 '올랭피아'를 떠오르게 했는데, '올랭피아'는 기존의 누드화와는 다르게 관람자와 눈을 맞추는 누드인 여인을 그림으로서 변화를 꾀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유대인 비너스>도 투박한 기존의 비너스와 다르게 투박하게 표현함으로써 변화를 추구했다고 한다.

 

<추수꾼들>의 작가인 '나탈리아 곤차로바'는 앞서 언급한 '다이아몬드잭'을 만든 작가 중 한 명으로 신원시주의를 추구한 작가이다. '신원시주의'는 러시아 전통 민속 미술의 부흥을 꾀하며 독자적 화풍을 추구하는 경향으로, 곤차로바는 이 작품에서 러시아 민속 판화를 활용하여 선의 표현이 투박하게 표현되어 있다.

 

첫 번째 섹션을 관람하고 시간을 보니 한참이 지나있어서, 이번 전시 관람할수록 흥미로울 것 같았다. ㅎㅎ

 

  • 구상에서 추상으로

두 번째 전시 공간에서는 시공간의 제약을 극복한 '입체 미래주의'적 특징을 나타내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입체 미래주의'는 다양한 시점과 형태로 배치된 것이 특징으로, 정물화가 입체 미래주의적으로 표현된 작품들을 보고 너무 매력 있다고 느꼈다.

나탄 펩즈네르, 수첩, 1917

수첩과 수첩이 놓인 책상 및 공간이 표현된 <수첩>이라는 작품에서 입체 미래주의의 특징을 바로 찾을 수 있었다. 시점과 형태가 제각각으로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피카소의 작품들이 생각나고, 특히 마르셸 뒤샹의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 no.2>가 가장 많이 생각났다.

(왼) 알렉산드로 라바스, 정물, 1920                     (오) 알렉산드로 오스묘르킨, 쿤체보의 숲, 1919

위의 두 작품에서 입체적으로 표현된 정물화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 일반 유화에서는 정물화가 제일 재미없다고 생각했는데, 다양한 배치로 표현되었지만 사물의 형태를 추측할 수 있게끔 표현된 정물화들은 너무 너무 흥미로웠다.

 

  • 러시아 아방가르드 영화

러시아 아방가르드 영화 또한 만날 수 있는데, 그로테스크하고 기괴한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다양한 작품들이 태블릿 PC에서 재생되고 있었는데, 역시 영화는 나는 아직 무리다.... 

궁금했던 건, 세르게이 에이젠슈테인 감독의 <파업>이라는 작품이 재생이 안되고 있었는데, 이게 그냥 태블릿의 문제인지... 제목이 <파업>이라 그런 건지....?

 

  • 추상회화의 등장

여기서부터 칸딘스키와 말레비치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칸딘스키'는 무의식적으로 떠오른 것을 '추상, 현실에서 받은 자극을 형상화한 것을 '인상', 이 두 개를 재조합한 것을 '구상'이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추상' 작품들을 여러 개 볼 수 있다.

(왼)바실리 칸딘스키, 즉흥 No.4, 1909                       (오) 바실리 칸딘스키, 즉흥 No.217. 회색타원, 1917

칸딘스키는 추상, 인상, 구상의 단계를 차례로 작품에 활용한 것이 아니라, 위의 두 작품의 제작 연도에서 볼 수 있듯이 여러 해를 거쳐서 '추상'의 작품을 만들고 '인상', '구상'의 작품을 시간의 순서 없이 만들었다고 한다. 처음엔 설명만 보고 단계를 거쳐서 만든 건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카지미르 말레비치, 절대주의, 1915

이 작품에서는 절대주의를 상징하는 '검은 사각형'을 볼 수 있다. <검은 사각형> 작품은 전시되어 있지 않지만 이를 상징하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절대주의 초기작 중 하나로 남아있는 작품이 얼마 없어 굉장히 소중한 작품이라고 한다.

올가 로자노바, 비구상적 구성, 1915

칸딘스키와 말레비치를 제외하고 이 공간에서 가장 좋았던 작품은 올가 로자노바의 <비구상적 구성>이었다. 올가 로자노바는 말레비치와 대등한 절대주의의 대표인물이라고 한다. 그래서 '올가 로자노바'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ㅎㅎ

 

  • 구상회화의 귀환

스탈린 정권의 억압으로 전통적인 형태인 구상회화로 작품의 특징이 회귀하였다고 한다...

로베르트 팔크, 안락의자에 앉은 소녀, 1919-1920

확실히 앞의 전시 공간에 있는 작품들과 다른 특징을 보여준다. 추상 그 자체에서 대상을 충분히 알아볼 수 있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왼) 다비드 시테렌베르크, 푸른 화병이 있는 정물, 1919       (오) 다비드 시테렌베르크, 초가 있는 정물, 1919

이 두 작품은 레이스 표현만 입체적이라서 그림이 아니라 실제 레이스를 활용하여 붙인 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기해서 자세히 봤던 기억이 난다. (당연히 물감으로 입체적이게 표현한 거였다 ㅎㅎ)

 

  • 러시아 아방가르드와 디자인

여기에는 따로 회화 작품이 전시되어 있지 않고 영상을 보여준다. 러시아 아방가르드가 현대 미술에 끼친 영향을 보여주는 내용인데, 굉장히 흥미로웠다. 특히, 칸딘스키가 독일에 망명하여 '바우하우스'에 합류하여 지금의 현대 디자인까지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바우하우스'에 대해서도 더 자세히 알아보려 한다 ㅎㅎ


전시를 보고 나오면 굿즈샵과 함께 이번 전시 작품을 프레임으로 한 사진도 찍을 수 있게 되어 있다. (1장에 5,000원)

 

이번 전시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최근에 간 전시회들 중 탑 3안에 든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전시를 관람하면서 궁금증을 자극하여 관람 후에 무언가를 더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전시에 만족하는 것 같다는 것이 더욱 확고해졌다. 이번 전시에서는 '바우하우스'를 중심으로 한 디자인의 세계(?)를 탐색하고 싶어졌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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