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시회 후기] 세화미술관 소장품 특별전 - 미지의 걸작: The Unknwon Masterpiece
세화미술관 소장품 특별전 ≪미지의 걸작: The Unknwon Masterpiece≫
2022.07.26 - 2022.12.31
세화미술관
10:00 - 18:00 (월요일 휴관)
성인 8,000/ 청소년 5,000/ 어린이, 우대 3,000
영어 학원 갔다가 이번에는 어떤 전시회를 볼까 알아보던 중 "세화 미술관"이라는 새로운 미술관을 알아냈다. 게다가 진행 중인 전시가 굉장히 흥미롭고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인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을 이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기대감을 품은 채 세화미술관으로 향했다.
전시의 제목은 <미지의 걸작>전으로 세화 미술관의 소장품 특별전이었다. 이번 전시는 해외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고, 대표적으로 살바도르 달리, 만 레이, 마크 퀸 등의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지난번 DDP에서 열린 <살바도르 달리전: Imagination and Reality>와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진행된 <달리에서 마그리트까지: 초현실주의 거장들> 전시를 통해 초현실주의 작품을 만나서 그런지 세화 미술관의 이번 전시에 더욱 관심이 갔다.
평면이지만 입체적인 형태도 띠는 이 작품은 '루치오 폰타나'라는 작가의 작품으로 처음에 봤을 때는 아래의 입체적 부분에 눈이 갔지만 계속 볼수록 검은 배경에 수놓아져있는 구멍들에 더 관심이 갔다. 극장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서 그런가 극장에서 한 극을 보여줄 때에 조심스럽고 바쁘게 움직이는 동선을 보여주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서 루이스 네벨슨이라는 조각가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회화작품 같은 느낌을 주는 조각이었다. 벽에 걸려 있어서 그런건지, 구성이 입체주의처럼 보여서 그런 건지, 둘 다인지 알 수 없지만 조각을 회화처럼 봤다는 점이 이 작품을 보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이었다.
가장 보고 싶었던 작품이다. 달리 뮤지엄을 다녀온 이후로는 달리 작품을 보면 나 혼자 내적 친밀감을 가진 채 반갑고 기쁜 상태로 작품을 보게 된다. 역시 이 작품도 특이한 작가의 특이한 작품답게 속눈썹에 꽃이 핀 기묘한 그림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한 공간에 어두운 조명에서 혼자 빛나고 있었는데, 작품이 전시된 분위기로 인해 더욱 극적인 순간을 보여주는 것 같다. 마치 옛날 연극이나 영화에서 스토리가 절정을 향해 달려갈 때에 여자 주인공의 눈의 클로즈업하여 극대화된 감정을 보여주는 것 같다.
성운이라는 작품 이름답게 끝없는 우주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느낌을 받은 작품이다. 한 편으로는 앤트맨에서 양자 영역 속으로 빠져들어갈 때의 지나갔던 풍경이 주는 느낌이 들면서 내가 알 수 없고 어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없는 공간을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달리뿐만 아니라 또 다른 초현실주의의 대표적 작가인 막스 에른스트의 작품도 만날 수 있었다. 살바도르 달리와 막스 에른스트 모두 대표적인 초현실주의 작가지만 작품이 전달하는 느낌은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상대적으로 달리의 작품은 좀 더 밝다면 에른스트는 어둡다고 느껴진다. 물론 달리의 작품에도 무섭고 어두운 분위기의 작품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두 작가의 작품을 비교했을 때 개인적으로는 에른스트가 더 어둡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스페인과 독일은 전혀 다른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 그런지, 출신 국가에 따라 다른 것 같다는 생각도 잠시 했다.
미술관과 전시회를 다니면서 얻는 재미 중 하나는 새로운 인물들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작가들이 활동했을 때의 상황과 작가의 작품 경향을 조금조금 알게 되면 미술에 대한 지식이 늘어나 앞으로 갈 미술관과 전시회에서 더욱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생긴다. 앙드레 마송의 <방으로 들어가는 인물>이라는 작품을 처음 보았을 때는 예전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뒤샹전에서 보았던 작품 하나가 생각났다. 마르셀 뒤샹의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 작품이다. 마송의 작품은 어느 공간으로 들어가는 장면이고 뒤샹은 반대로 나오는 장면이라 정반대의 상황이지만, 두 작품다 세로획이 특징적이어서 그런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프랭크 스텔라의 작품은 한쪽 벽면을 모두 차지하는 크기여서 멀리서도 한 번 보고 가까이 가서 뒤에서 앞으로 앞에서 뒤로 걸어가면서 자세히 보았다. 작품 자체의 크기도 크고 색채와 형태가 강렬해서 이 공간의 모든 에너지를 차지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프랭크 스텔라의 다른 작품도 찾아봤더니, 그림의 크기가 위의 <0 후작부인> 크기 만큼은 아니지만 대부분 큰 작품이 많았고 작품을 구성하는 색채와 형태가 강렬해서 다른 작품들도 실제로 보고 싶었다.
세화미술관의 전시회를 관람하고 <0 후작부인>이 있는 공간의 통창으로 바깥을 보았는데, 파랗고 맑은 여름 날씨였다. 전시회도 너무 만족스럽고 바깥 날씨도 좋아서 아주 완벽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