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시회 후기] 살바도르 달리전: Imagination and Reality
살바도르 달리전: Imagination and Reality
2021.11.27 - 2022.03.20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디자인 전시관
10:00 - 20:00
성인 20,000/ 청소년 15,000/ 어린이 13,000
시작 전 준비 과정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보면서 너무 기대했던 전시에 드디어 다녀왔다!
달리의 작품 시작과 변화하는 화풍 그리고 그의 특징인 초현실주의 작품까지 구성되어 있어, 대규모의 달리 작품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개인적으로 스페인 여행을 갔을 적에 피게레스에 위치한 달리 뮤지엄을 다녀온 후로 초현실주의 및 달리의 작품에 큰 관심을 갖고 많은 작품을 찾아봤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더욱더 반가운 전시였다. 그때 보았던 작품을 다시 한번 만날 수 있을지 기대하면서 새로운 작품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 설레었다.
당연히 오디오 가이드를 구매해서 들으면서 전시 관람을 시작했는데, 오디오 가이드 표시가 달걀 모양이었다..! 피게레스 에서 마주한 달리 뮤지엄의 상징인 달걀이 바로 떠올랐다!! 귀엽고 달리를 표현하는 적절한 아이콘이라서 기분 좋게 관람을 시작할 수 있었다 ㅎㅎ
<아버지의 초상화와 에스 야네르에 있는 집>이라는 작품이다. 초현실주의 작품을 보기 전 볼 수 있는 달리의 초기 작품 중 하나이다. 달리는 죽은 형과 이름이 같아 자신은 형이 아니라는 강박증으로 인해 더욱더 독특한 행동을 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안타깝지만 결국 이러한 강박증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달리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리는 이후 입체주의에 빠져 파리로 떠나 그 곳에서 피카소를 만났다고 한다. 위의 작품은 <두 인물>로 피카소를 만나고 완성한 작품인데, 확실히 입체주의 느낌을 많이 느낄 수 있다. 전시를 보면서 점점 달리의 작품이 초현실주의로 가까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슈거 스핑크스>라는 작품으로, 전시회장에 오묘한 빛을 받으며 누가 봐도 주목해야만 하는 작품인 걸 느낄 수 있다. 그림에서 뒷모습이 보이는 이 인물은 달리의 연인 갈라이다. 사실 갈라는 원래 시인인 폴 엘리아르의 부인이었지만, 달리와 마주친 후 결국 달리의 연인이 되었다. 갈라는 달리의 작품 활동을 위해 힘썼는데, 갑자기 우리나라의 김환기와 김향안 부부가 떠올랐다. 환기 미술관에 다녀왔던 기억이 나면서, 이들의 실행력과 행동에 큰 감명을 받았다.
다시 이 작품으로 돌아와서, 갈라의 앞엔 자세히 보면 두 인물이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두 인물은 밀레의 <만종>에서 볼 수 있는 두 인물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달리가 밀레의 <만종>에서 불안감을 느끼고 여기에서 많은 영향을 받아 그의 다양한 작품에 이 두 인물의 형태가 활용되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이후에 박수근전도 다녀왔는데, 박수근은 밀레의 <만종>을 보고 화가가 되기로 결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같은 작품이더라고 어떤 사람에겐 불안감을 또 다른 사람에겐 화가가 될 결심을 주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을 보면, 관람하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작품을 해석하고 느끼는 점이 미술 작품의 매력이라 생각된다.
달리가 초현실주의 그룹에 소개되며 본격적으로 초현실주의 작품을 선보이는데, 여기서는 다양한 달리의 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일명 달리니안 심볼 Dalinian Symbol로 불리는 개미/목발/시계/줄넘기를 하는 여자/신발/사이프러스 나무가 있는데, 전시회장에 자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어서 이를 찾으며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
위의 <형태학의 메아리> 작품에서는 오른쪽 아래에 줄넘기를 하는 여자를 발견할 수 있다.
<이교도의 흔한 풍경> 작품에서도 같은 심볼을 발견할 수 있는데, 여기서 내가 주목했던 점은 왼쪽에 보이는 사람의 얼굴 형태이다. 이 얼굴은 프로이트의 얼굴로, 초현실주의자들은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에 열광하며, 달리 또한 이를 그림에 나타냈다.
그래서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이 구체적으로 어떻길래? 라는 호기심이 들어 책을 구입했지만, 아직 읽진 않았다 ㅎㅎ 천천히.. 읽어 봐야지 ㅎㅎ
이번 전시에서는 입체적 작품들 또한 만날 수 있었는데, 위의 <갈라의 발> 작품이 입체적으로 되어 있어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이 섹션에는 달리의 근대 과학에 대한 관심도 같이 볼 수 있었는데, 원자폭탄을 계기로 근대 과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위의 작품뿐만 아니라 완벽한 정육면체를 표현한 작품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재미있었던 점 중 하나는 달리가 다른 화가들을 평가한 노트이다. 보니까 베르메르랑 벨라스케츠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주었다 ㅎㅎ 진짜 특이한 사람
전시의 마지막 부분에는 양옆 위아래로 볼 수 있는 영상이 준비되어 있는데, 정말 내가 달리의 꿈 속에 들어가 있는 느낌을 받았다. 약간 무서우면서도 흥미로운 탐험 같았다. 유튜브에 해당 영상이 있어 나중에 생각날 때마다 들어가서 다시 봐야겠다 ㅎㅎ
전시장을 나오면 피게레스 달리 미술관에서 본 조형물을 재현해 놓은 작품이 있었다. 역시 여러번 봐도 신기하다.
왼쪽이 ddp 달리 전시관이고 오른쪽이 피게레스 달리 미술관이다.
전시에는 회화 작품 뿐만 아니라 영상도 있었는데, <안달루시아의 개> 영화는 초현실주의를 그림이 아닌 영상으로 재현해서 그런가 좀 무서웠다.. ㅎ
하지만 애니메이션은 좋았다. 달리의 꿈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한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런데 공포스럽지는 않은 그런...
실제로 히치콕 감독이 영화 내에서 꿈속 장면 연출을 위해 달리에게 의뢰했을 정도로 정말 달리는 "꿈" 표현 전문가라고 생각한다.
전시를 다 본 후에 달리와의 만찬을 즐길 수 있다 ㅎㅎ
워낙 달리 작품을 좋아하고, 달리 뮤지엄에 대한 경험이 너무너무 인상적이었어서 이번 전시 정말 마음껏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다. 그래서 기념품샵에서 도록도 구매했다. 쨍한 보라색으로 된 도록이 달리의 특이함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가격은 30,000원인데, 안의 구성이나 디자인이 너무 마음에 들어 기꺼이 구매를 할 수 있는 매력적인 도록이다.
앞으로도 달리 전시와 같이 많고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가 많이 있었으면.. ㅎㅎ
피게레스에서 찍은 달리 사진을 마지막으로 올리며, 코로나 끝나면 꼭 다시 가야지!
초현실주의 전시인 <초현실주의 거장전>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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